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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새 아이패드 프로에 왜 USB-C 단자를 달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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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고속충전 편의성 고려한 결과"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애플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공개한 3세대 아이패드 프로에는 홈 버튼을 삭제하고 화면 크기를 키운 것 이외에 가장 중요한 반전이 숨어 있다. 바로 아이패드 프로는 물론 아이패드 4세대부터 줄곧 탑재했던 8핀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 단자를 탑재한 것이다.
애플이 충전용 케이블과 액세서리 등 주변기기를 구입한 소비자의 반발을 무릅쓰고 USB-C로 돌아선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데이터 전송속도 향상과 충전시간 단축, 주변기기 호환성등 이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애플 새 아이패드 프로. USB-C 단자를 채택했다. (사진=씨넷)
■ USB-C 탑재설, 주변기기 제조사는 '반신반의'
애플이 올해 출시할 신제품에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 단자를 탑재할 것이라는 루머는 올 초부터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상반기에는 중국 공급망을 통해 애플 USB-C 신형 어댑터가 유출됐고 이 제품이 아이폰XS·XR에 기본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공개된 아이폰XS·XR은 예상과 달리 기존 5W(5V, 1A) 어댑터를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아이폰이 아닌 새 아이패드 프로에 USB-C 단자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에 자연히 힘이 실렸다. 홍콩 티엔펑국제증권 애널리스트, 궈밍치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올 상반기 중국 공급망을 통해 유출된 애플 USB-C 충전기 시제품 (사진=Chondiantou.com)
다만 국내외 주변기기 제조사 관계자들은 새 아이패드 프로 공개 직전까지 반신반의했다. 기존 출시된 라이트닝 케이블과 각종 액세서리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 데이터 전송속도 향상·충전시간 단축 노렸다
그러나 애플은 예상을 깨고 USB-C로 돌아섰다. 라이트닝 커넥터를 버리고 USB-C로 돌아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주된 이점으로는 데이터 전송속도 향상과 충전시간 단축, 주변기기 호환성을 들 수 있다.
전세대 아이패드 프로는 PC와 연결하면 USB 2.0(480Mbps)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았다. 이는 요즘 널리 쓰이는 USB 3.1 Gen.1의 최대 속도인 5Gbps의 10% 미만이다. 최대 용량이 1TB까지 늘어난 새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대용량 파일을 복사할 때 마냥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아이패드 프로와 USB-PD 어댑터를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하면 고속충전이 가능하다. (사진=씨넷)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의 충전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사실 기존 아이패드 프로도 고속충전 기능을 내장하고 있었다. 맥북프로나 12인치 맥북 등 USB-PD 규격을 내장한 어댑터와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하면 충전 시간이 최대 1시간 정도 줄어든다.
따라서 맥북프로나 신형 맥북에어, 혹은 12인치 맥북을 쓰고 있던 소비자라면 케이블을 두 개 챙길 필요 없이 어댑터 하나만으로도 고속 충전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USB-C to 라이트닝 케이블이 있다면 아이패드 프로로 아이폰을 충전할 수 있다.
■ 카메라로 찍은 사진·동영상 바로 옮긴다
여기에 2014년 말 나온 USB-C 단자가 여러 주변기기, 특히 카메라 등 영상 장비에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소니 알파7 Ⅲ, 니콘 Z7, 캐논 EOS R 등 최근 출시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모두 5핀 마이크로USB 단자를 버리고 USB-C로 돌아섰다.
별도 액세서리 없이 카메라의 사진과 동영상을 바로 아이패드 프로로 옮길 수 있다. (사진=애플)
실제로 이날 공개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DSLR 카메라나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대용량 저장장치 등을 직접 연결하는 장면을 보여 주기도 했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에도 아이패드 프로와 소니 알파7 Ⅲ를 연결한 예제 사진이 공개됐다. 이제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아이패드 프로로 복사하기 위해 카메라킷 등 별도 액세서리를 살 필요가 없다.
■ 라이트닝-3.5mm 헤드폰 잭 연결 불가능
반대로 라이트닝 단자가 사라지면서 호환성에는 필연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먼저 예상되는 문제는 바로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라이트닝 단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아이폰7부터 애플이 내놓은 라이트닝 이어폰 어댑터는 물론 라이트닝 커넥터에 직접 연결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도 꽂아 쓸 수 없다.
애플이 31일 공개한 USB-C-3.5mm 헤드폰 잭 어댑터. (그림=애플 웹사이트 캡처)
이 때문에 애플은 새 아이패드 공개와 함께 USB-C-3.5mm 헤드폰 잭 어댑터 판매에 들어갔다. 가격은 1만 2천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지 않아 추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으로 나온 USB-C 이어폰 어댑터가 새 아이패드 프로와 호환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반대로 USB-C-3.5mm 헤드폰 잭 어댑터는 USB-C 커넥터를 단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호환될 가능성이 크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출처 : 네이버뉴스-지디넷코리아(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92&aid=0002149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