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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법 등 인터넷 규제 강화… 혁신창업 막고 국내기업 역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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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태계 위기 대토론회
해외기업과 공정경쟁 룰 초점을
O2O 등 신산업 환경 조성해야
11일 인터넷기업협회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인터넷 업계가 해외 인터넷 사업자와 역차별, 규제 강화 움직임 등으로 성장판이 막힐 것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동영상·광고 시장 등에서 해외 사업자에 주도권을 빼앗긴 지 오랜데, '뉴노멀법'과 같은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역차별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11일 인터넷기업협회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국회에서 부가통신사업자인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규제강화법안이 경쟁적으로 발의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차재필 인기협 실장은 "인터넷 상황이 엄중하고 심각한데, 한국은 국내 기업 보호조치에 미흡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은 해외 사업자에 의해 빠르게 잠식되고 있다. 2013년 국내 동영상 시장의 74%를 장악한 구글 유튜브는 2017년에 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동영상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었는데, 유튜브의 점유율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시장은 커져만 가고 있는데 국내 기업의 규모는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동영상 광고 시장 역시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각각 37%, 31%를 차지해 70%에 육박한다.
차 실장은 "정부부처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명목으로 지원보다는 규제 강화하려는 기조이고, 국회는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원안보다 지위가 격화됐고 규제 해결을 위한 해커톤을 진행했지만 당사자가 참석 안 하면 그만인 허울뿐인 위원회가 되고 말았다. 우리 규제가 강화될수록 규제 집행력이 담보되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은 반사적 이익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규제가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적용, 집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만든 법안을 제대로 준수할지 의문이다. 오히려 순진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원윤식 네이버 상무는 "정치권은 전 세계적인 기류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지운다는 명분 하에 국내 인터넷산업 규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인터넷 산업분야는 비즈니스적인 접근보다 공정한 경쟁 환경과 룰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풀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는 럭시 최건희 이사는 "카풀 앱을 전면 금지하는 등 혁신을 가로막는 법이 발의된 상태"라며 "실효성 있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이 시급하며,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시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인터넷산업이 고사하기 전에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각국의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1위 사업자는 구글, 네이버를 포함해 총 5개인데, 이마저도 구글이 세를 넓히고 있어 4개로 줄고 있다. 유 교수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네이버를 도와줘도 모자를 판에 국회에선 모래주머니를 달아 잡아끌고 있다. 선거기간에 법 하나 더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국회의원들이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출처 : 디지털타임스(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9&aid=000244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