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립기념일 연휴가 지나는 사이,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크롬 OS에서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근거가 나온 것. 그리고 이 정보는 단순히 안드로이드의 기능이 크롬 OS에 또 하나 들어간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안드로이드 폴리스(Android Police)는 구글 피드(이전에는 구글 나우)와 구글 어시스턴트, 그리고 기타 중요한 안드로이드 기능의 ‘머리’ 역할을 하는 구글 앱 베타 버전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크롬북을 설정하고, 어시스턴트 버튼을 누르거나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어시스턴트가 언제든 나타나 도움을 준다”

아주 분명한 메시지다. 이것을 크롬 언박스(Chrome Unboxed)가 오픈소스 크롬 OS 코드 리포지토리에서 발견한 정보와 결합하면 더 흥미로운 정보가 된다. 개발 단계의 디바이스인 코드명 ‘이브(Eve)’와 관련된 부분인데, 다음과 같이 표기되어 있다.

"이브 프로젝트를 위한 특별한 키보드 매핑. 이 키보드에는 별도의 ‘어시스턴트’ 키가 있다."

어떤 사실을 직접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크롬북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들어가는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더 큰 맥락에서 생각해보자. 어시스턴트가 크롬 OS에 도입되는 것은 단순히 구글의 “다른” 운영체제를 위한 기능 추가의 의미가 아니다. 이것은 구글이 2개의 플랫폼을 하나로 합치는 원대한 계획이 있음을 시사하는 또다른 신호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OS의 합병 이야기는, 크롬 OS가 등장할 때부터 계속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실체는 없고 언제나 ‘가능성’으로만 끝났다.

2015년 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의문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어떤 식으로든 하나의 상품으로 합병할 것이냐다. 하지만 이 질문은 핵심이 아니다. 무엇이든 가능한 상황에서, 현재의 전략은 두 플랫폼을 조금 더 일관되고 연결되게 만들어, 크롬 OS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안드로이드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작은 도움으로, 크롬 OS는 웹 중심의 데스크톱 운영체제에서 다목적 컴퓨팅 솔루션으로 진화할 수 있다.

그 이후 우리는 무엇을 봤는가? 구글은 조금씩 안드로이드의 요소들을 크롬북 세계로 가져왔다. 일부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 OS 디바이스와 호환되게 하는 아주 제한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로 시작했다. 그리고 크롬 OS의 시스템 앱에 안드로이드 같은 서체와 디자인을 적용하다가 플랫폼의 핵심 인터페이스 전체에 적용하는 등 시각적인 일관성을 갖추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연결하는 스마트 락(Smart Lock), 안드로이드에서 영감을 얻은 PIN 잠금 해제, 그리고 크롬북 디바이스에서 플레이 스토어 전체를 이용할 수 있게된 것, 그리고 지난해 안드로이드 7.0 배포때부터 크롬 OS에서 영감을 받은 “일관된” 업데이트 모델이 적용된 것등의 기능적인 부분의 변화도 있다. 이러한 작은 것들이 어떤 큰 것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하다.

어시스턴트를 크롬북으로 확장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분명, 표면상으로는 안드로이드와 닮은 기능들이 조금식 크롬 기반의 컴퓨터에 적용되는 또 하나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목격해왔던 것들을 함께 놓고 맥락을 살펴보면, 이번 어시스턴트의 크롬 OS 지원은 큰 의미를 갖는다.

구글이 플랫폼들을 일관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롬북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생산성 디바이스 역할을 유지한 채, 안드로이드 태블릿화되어가고 있다. 여기서 플랫폼간의 친숙한 UI와 어시스턴트 시스템의 동기화는 꼭 필요하다. 특히, 구글의 비즈니스는 플랫폼이 아닌 제품이 중심이라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이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하나의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시스턴트의 크롬 OS 지원은 필연적이다.

이번 어시스턴트의 크롬 OS 지원이 크게 주목받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시스턴트가 크롬 OS 디바이스를 지원하게 되면, 안드로이드와 크롬 OS간의 합병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출처 : IT월드 ( http://www.itworld.co.kr/t/37/%EB%AA%A8%EB%B0%94%EC%9D%BC/105489#csidx5ac81f705def5a49cfd2f960a102dfc )